올해들어 서울에 오피스 부족.. 공실률 하락.. 임대료 상승.. 이런 내용의 기사가 종종 보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택근무를 끝내고 사무실로 복귀하고, 이에 따라 임대 수요가 살아나면서 오피스 공실률은 하락하고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사를 분양업계에서 종종 써먹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나 섹션오피스처럼 전용면적 기준으로 5~10평 혹은 좀 크게 20~30평 정도의 상품을 팔면서
'서울에 오피스 임대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부족하니까, 이거 분양 받아서 임대주면 월세 높게 받을 수 있다'가 주요 브리핑 내용이다.
하지만 월세수입이라는 달콤한 말에 덜커덕 넘어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봐야 한다.
서울에 부족하다는 오피스가 어떤 오피스인지. 강남이나 종로에서 랜드마크급으로 유명한 프라임 오피스인지, 아니 최소한 중대형 규모는 되는지.
내가 분양받는 이 한칸짜리 사무실도 임대료를 비싸게 받을 수 있는지.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 진짜 낮은가?
기사에 나오는 서울 오피스는 엄밀히 말하면, <서울 중대형 오피스>이다.
교보리얼코, CBRE, 세빌스, 젠스타메이트 등 오피스 시장을 조사하는 업체에서는 애초에 중대형 오피스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공실률이나 임대료를 조사할 때 소형 오피스는 아예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 결과에서도 당연히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 오피스 공실률 감소'라는 말보다 '서울 중대형 오피스 공실률 감소'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기업 오피스 수요 진짜 증가하고 있나?
기업의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도 뜯어봐야 한다. 기사에서 말하는 기업은 '대기업'을 의미한다.
보통 대기업이 중대형 오피스를 사용하므로, 영업이익이 크고 수익성이 꾸준히 유지되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오피스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이다.
따라서 중대형 오피스의 공실률이 하락하고 임대료는 상승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반면에, 소형 오피스는 주로 중소기업이 사용하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이 생겨 오히려 사무공간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없잖아 있을 것이다. 즉, 중대형 오피스와 다른 양상을 보이며,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게다가 소형 오피스는 새로 짓기도 수월하여 중대형 오피스에 비해 신규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수요는 감소하고, 공급은 많아져 결국은 공실률 증가와 임대료 감소로 이어진다.
정리하자면,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임대료가 올라간다는건 결국 부분적으로 맞는 얘기다. 그리고 보통 이런 프라임/대형 오피스는 펀드나 자산운용사 소유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기사 내용에 혹해서 또는 통계의 함정에 빠져 섣불리 결정하지 말자. 소형/섹션 오피스가 경쟁력이 있고 자산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으나, 투자 결정을 하기 전에 꼼꼼하게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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